모든 중생에 대하여 폭력을 쓰지 말고, 모든 중생의 어느 하나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두려고 원하지도 말고, 친구를 두기를 원하지 말라.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사랑과 그리움으로 인하여 괴로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서 우환이 생기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벗을 측은히 생각하여 마음이 흔들리면 자기에게 이로움이 없다. 친밀한 속에는 이런 우려가 있음을 알고 무소의 불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있는 것과 같다. 죽순(竹筍)이 다른 것에 달라 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숲속에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 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동반자와 함께 있으면, 몸을 쉬거나 일어서거나 걸어가거나 여행하는 데 언제나 참견하게 된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동반자와 함께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있고 자녀에 대한 애정은 더욱 커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싫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갖지 말고, 무엇이든 가진 것으로 만족하며, 온갖 고난을 견디며, 두려움을 갖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출가한 몸으로 여전히 불만을 갖는 사람이 있다. 이는 또한 재가자도 마찬가지다. 남의 자녀에게 마음을 두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잎이 떨어진 코오빌리아라 나무처럼, 재가자의 표적을 없애버리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 있는 이는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잘 협조하고, 행실이 올바르고 영민한 동반자를 얻게 되면, 모든 재난을 극복하여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글어가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잘 협조하며 행실이 올바르고 영민한 동반자를 얻지 못하면 마치 왕이 정복한 나라를 버리듯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우리는 참으로 친구 얻는 행운을 찬양한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동등한 친구와는 가까이 지내야 한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벗을 얻을 수 없으면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금공(金工)이 잘 만들어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두 사람이 서로 가까이 있으면 말썽과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 이런 우려가 있음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실로 욕망은 화려하고 감미로우며 유쾌하여 여러가지로 마음을 교란시킨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런 우환이 있음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이것이 나에게는 재앙이요, 종기요, 화근이요, 질병이요, 화살이요, 공포다.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이런 두려움이 있음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 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마치 어깨가 잘 발달하고 반점이 있는 큰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서 마음대로 숲속을 돌아다니듯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모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한때의 해탈에도 이를 겨를이 없다. 태양의 후예 불타가 한 말씀을 명심하여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서로 논쟁을 일삼는 철학적 이론을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결론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자는, '나는 지혜를 깨쳤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덮어두지 말라. 혼탁과 미망을 버리고 세상에서 일체의 애착을 버린자가 되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 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에게 가까이 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총명한 친구를 사귀라. 온갖 이로운 일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쾌락에 만족하지 말고, 이에 끌리는 일 없이 겉치레를 떠나 진실을 말하며,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처자나 부모 친척, 그리고 재산이나 곡식, 그밖의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이것은 집착이구나, 여기에는 즐거움과 유쾌함이 적은 반면에 괴로움이 많다. 따라서 이것은 물고기를 낚는 낚시다'라고 깨닫고 현명한 자는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물 속의 물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또한 이미 불이 다 탄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우러러 보거나 해매지 말고, 모든 감관(感官)을 막아 마음을 지켜 번뇌가 일어나는 일 없이,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잎이 진 파아리찻타나무처럼, 재가자의 여러가지 증표를 버리고 집을 나와 법의(法衣)을 걸치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여러가지 맛에 탐닉하지 말고, 욕구하지 말며, 남을 부양하지 말고, 문전마다 걸식하며, 어느 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마음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겨 버리고, 모든 수번뇌(隨煩惱)를 잘라 버려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일찍이 경험한 즐거움과 괴로움, 그리고 기쁨과 두려움을 버리고, 맑고 고요한 마음으로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쓰며, 마음을 늦추지 말고 행동을 게을리 하지 말며, 힘차게 할동하여 체력과 지력을 갖추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홀로 앉아 선정을 버리지 말고, 모든 행동을 항상 참된 이법(理法)에 좇아서 하며, 여러가지 삶에 우환이 있음을 분명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애착을 없애기 위해 꾸준히 힘쓰고, 벙어리도 되지 말고, 학식이 있는 마음을 안정시켜 이법을 확실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또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렵혀 지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이 된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종벽한 곳에 살기를 힘쓰라.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자비와 평정과 연민, 그리고 해탈과 즐거움을 때에 따라 잘 다스려, 세상을 등지는 일 없이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탐욕과 증오와 미망을 버리고, 집착의 매듭을 끊어, 목숨을 바치는 일이 있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며,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사귀며 또 남을 섬긴다. 오늘날 이익을 구하지 않는 친구는 찾아 볼 수 없다. 자기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니,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걸어가라.
* 나온 데 : 통일불교성전 숫타니파타(經集) 179쪽 부터 183쪽 까지
* 숫타니파타 : 초기불교의 성전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경전으로, 길고 짧은 갖가지 시를 담은 시집인데, 때에 따라서는 산문도 섞여 있다. 사품(蛇品), 소품(小品), 대품(大品), 의품(義品), 피안도품(彼岸道品)의 5장(章)으로 되어 있다.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가라'고 설하는 유명한 시는 사품 제3경에 수록되어 있다.